망작의 품격 | 왕좌의 게임 #2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 철 왕좌

in #aaa2 years ago (edited)

왕좌의 게임.jpg

*이 이야기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8과 시즌 전반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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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8은 역대 방영된 시즌 중 최악으로 손꼽히고 있다. 항간에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의 막장 드라마를 표방한 것이 아니냐는 평까지 듣고 있을 정도인데 인기와 더불어 탄탄한 팬 층까지 갖추고 있는 <왕좌의 게임>이 이런 평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껏 훌륭하게 이끌어 온 서사를 졸속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왕좌의 게임> 시즌8은 시청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우선 드라마 전체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화이트 워커와 전투를 졸속으로 끝내버렸다. 화이트 워커는 인간 외의 죽은 자의 존재로 드라마 속 가장 오래된 떡밥이자 서사에 있어 중요한 줄기였다. 이는 시즌1, 그것도 무려 첫 화부터 나온 떡밥이었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끌어왔던 떡밥을 단 1화에 끝내 버렸다.

철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영화 못지않게 그려냈던 <왕좌의 게임>이었기에 화이트 워커와의 전쟁은 기대가 컸다. 그런데 제대로 된 전투 씬 하나 없이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전쟁을 끝냈을 땐 정말 내 눈을 의심했다.



나이트 킹.jpg

화이트 워커의 지도자인 나이트 킹. 결국 이 녀석의 정체는 밝혀 지지 않았다.


화이트 워커의 지도자인 나이트 킹의 죽음도 당혹스러웠다. 세상 다 씹어 먹을 것 같았던 위엄은 온데간데없이 아리아의 단칼에 절명했을 땐 정말 헛웃음이 나왔다. 아리아가 강한 건 알겠지만 그래도 인간 세계의 존폐가 걸린 전쟁이었다. 단 한 번의 급습으로 마무리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이럴 거였으면 진작 아리아를 암살자로 보냈다면 많은 사람들이 죽지도 않았을 것 아닌가. 게다가 화이트 워커의 정체는 끝내 밝혀지지도 않았다.

이후 진행된 내용에서는 개연성이나 핍진성 따위는 보이지도 않았다.
화이트 워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대너리스’와 ‘존 스노우’는 철왕좌를 얻기 위해 킹스 랜딩으로 진격하게 된다. 대너리스는 드래곤으로 쉽게 성을 함락시키지만 갑자기(정말 갑자기였다) 흑화하여 아무 죄도 없는 백성까지 불태워 죽이기 시작한다. 물론 그녀가 갑자기 왜 그러는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한 인물을 타락시킬 때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꼭 필요하다. 아니면 타락의 징조라도 보여야 독자나 시청자는 상황을 파악하고 이해해 동조를 하던 비난을 하던 선택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멀쩡했던 인을 어떠한 설명도 없이 타락시켜 버리면 보는 이들은 그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타락.png

그녀는 갑자기 왜 화가 났을까?


<왕좌의 게임> 속 ‘대너리스’라는 인물은 미친 왕이라 불렸던 아버지와 달리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던 인물이다. 이런 인물의 타락에는 더 많은 시간과 공이 필요하다. 전쟁을 하다 보니 화가 나서 그런 것인지, 미친 왕의 피를 물려받아 그런 것인지, 아끼는 심복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인지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 하나 없이 갑자기 흑화해 대너리스를 이해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이유 없는 타락은 그저 사이코 패스에 불과하다. 또한 입체적인 인물이 될 수도 없다. 대너리스의 타락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이제껏 잘 만들어 놓은 인물을 한 순간에 미치광이 전쟁광으로 만들어버렸다.



브랜.png

무슨 능력을 지녔는지 좀처럼 알 수 없는 브랜


이밖에도 인물들의 갑작스런 죽음, 떡밥만 잔뜩 던져 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브랜(세눈박이 까마귀는 왜 된 거냐?), 이도 저도 아닌 엔딩 등등 <왕좌의 게임> 여러모로 용두사미로 끝나버렸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시즌 시작 전부터 우려해 왔던 사안이었다. 시즌8은 시즌7보다 한 편 더 줄은 6화로 제작됐고, 여섯 편으로 남은 떡밥을 풀어내기에 <왕좌의 게임>은 너무 많은 것을 마무리해야 했다. 용두사미식 마무리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 물론 이렇게 끝낼 수밖에 없었던 제작진도 이해는 한다. 다만, 그동안 잘 해온 <왕좌의 게임>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컸다.

최근 <왕좌의 게임> 프리퀄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프리퀄에서는 나이트 킹과 스타크 가문의 관계가 밝혀진다고 한다. 부디 프리퀄만은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망작의 품격 | 왕좌의 게임 #2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 철 왕좌
written by @chocolate1st


마나마인.gif

*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tv/1399-game-of-thrones
* Critic: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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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너리스는 미산데이 죽어서 갑자기 흑화
브랜은 원래 암껏도 안하다가 주변인물 다 죽고 노쓰랜드 왕은 싫으니 여섯왕국 왕됨
아리아는 멀리뛰기 선수
이런 결말 보려고 왕겜 수십번 본게 아닌데... ㅠㅠ

데너리스는 미산데이 죽어서 갑자기 흑화
브랜은 원래 암껏도 안하다가 주변인물 다 죽고 노쓰랜드 왕은 싫으니 여섯왕국 왕됨
아리아는 멀리뛰기 선수
이런 결말 보려고 왕겜 수십번 본게 아닌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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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가 좋아야 하는데 팬들의 기대를 묵사발로 만들었군요 ㅎ

jcar토큰 보팅합니다.

왕좌의 게임 방영하는 날 펍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걸보고 꼭 봐야겠다 생각했는데..

너무 허망하걱 끝을 냈나봐요.. 사람이건 영화건 끝이 좋아야 명작인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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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안봤지만 다들 그렇게 얘기하더라구요. 급하게 끝내야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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