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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hoonzalast month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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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nzen25


춘자를 이해하기 위하여


춘자의 세 가지 키워드는 노마드, 콘텐츠, 블록체인이다.


a. 노마드

춘자에게 여행은 일상을 벗어난 영역이 아니다. 여기서도 살고, 저기서도 사는 '유목'의 형태를 한 삶의 방식이다. 동물들 풀을 먹이기 위해 목초지를 좇아 이동하며 생활하는 유목민의 생활 방식을 '여행'이라 칭하지 않듯 근거지를 옮겨가며 이곳저곳에서 먹고사는 삶 또한 단지 '여행'은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흔히 '여행하며 돈 벌기’로 이해되고 있지만, 본래 그 이상의 개념이다. ‘여행하며 돈을 번다’는 낭만적인 환상은 이 새로운 흐름의 본질을 흐릴 뿐이다.

춘자에게 노마드는 어디에서든 경제생활을 하고 공동체를 꾸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욕구와 필요에 맞는 거주지를 선택하여 전 세계 어디에나 살며, 그들의 생산은 이동하며 이루어진다. 누구나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러한 삶이 가능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정주민의 시선에서 비정상적이고 불안정해 보이기만 했던 노마드적 삶의 방식은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을 획득해 나가고 있다. 온디맨드/긱 이코노미와 같은 유동적 고용 형태는 노마드에게는 오히려 기회다. 그들에게는 단 하나의 직장, 단 하나의 직업이라는 개념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 디지털 노마드는 컴퓨터 없이는 불가능한 일, 대체로 IT 업종에 국한된 개념에 머무르고 있지만 노마드적 본성을 깨달은 인류가 다시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하면 노마드의 모습은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다.

b. 콘텐츠

콘텐츠는 인류 최초의 생산물이며 인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을 멈춘 적이 없다. 개인이 콘텐츠를 제작하여 유통할 수 있는 통로는 매우 다양해졌고, 콘텐츠가 곧 ‘수익’이 되는 구조는 더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노마드에게도 콘텐츠는 대표적인 생계 수단 중 하나다. 기존에는 정주민을 위한 방식으로 콘텐츠 제작과 유통이 이루어졌지만, 세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한 결과 그 한계는 일찍이 허물어졌다. 콘텐츠 산업은 생산에 있어서의 공간적, 시간적 한계를 가장 먼저 허문 영역이 아닐까? 누구든, 어디서든, 언제든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기회가 노마드에게 열렸다. 콘텐츠 산업이 인터넷의 발달로 상상을 초월하는 성장을 이루었다면 블록체인은 콘텐츠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혁명의 불씨가 될 것이다.

c.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노마드적 삶은 탈중앙적인 삶이다. 정주하는 삶이 중앙으로부터 거미줄처럼 뻗어 나가며 확장한다면 유목하는 삶은 기존의 중앙에서 벗어나 새로운 중앙을 만들며 확장한다. 중앙이 제공하는 도구를 통해 부를 키우고 안정성을 확보해야만 가치 있는 삶을 완성할 수 있다는 환상을 깨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블록체인의 본질과 지향은 노마드적 삶의 방식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노마드에게 새로운 도구이다.

a+b+c. 움직이는 시민, 움직이는 자본

춘자는 노마드의 연대를 기반으로 조직된 경제 공동체를 추구하며, 나아가 기존 공동체의 대안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가 모이는 지역에는 크고 작은 노마드 공동체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노마드는 대체로 소속 없이 개인적으로 움직이며 활동한다. 이들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동시에 노마드로 살아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한계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체의 힘을 필요로 한다. 춘자는 노마드적 삶을 추구하는 창작자들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 주며 그들에게 더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춘자의 구성원, '움직이는 시민'들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세계 어디서나 창작활동을 하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완성해나가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디지털 노마드는 대체로 임대료 및 생활 물가가 낮은 지역을 주거지로 선택하여 똑같은 수입으로도 생활의 질과 만족감을 압도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부자가 된다. 이른바 'New Rich', 팀 페리스가 정의한 개념이다. 태국의 치앙마이, 인도네시아의 발리, 독일의 베를린,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와 같은 도시들이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로 알려져있다. 춘자가 추구하는 ‘부’는 기존의 디지털 노마드가 추구하는 New Rich에서 한 발 나아간 개념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화폐 공동체가 함께 구축하고 공유하는 부이다. 춘자는 이를 ‘Next Rich’라 일컫는다.

정주하는 삶이 추구하는 부는 한계를 맞은지 오래다. 한곳에 집중되는 부는 부동산과 같은 고정 자산에 반영되고 그 결과는 임대료 및 지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악순환의 시작이었다. 부가 더 큰 부를 낳는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개인의 능력만으로 부와 신분의 상승을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음 세대에 나타날 새로운 형태의 부는 한곳에 쌓이지 않고 이곳저곳으로 움직인다. 부를 쌓아올릴 수 없다면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넓혀 간다’는 것이 '움직이는 자본'의 핵심이다. 그것은 집중된 부와 권력에 대응하는 분산된 부와 권력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스템은 이미 그 근거이며 곧 결과가 될 것이다. 새로운 부를 찾아 전 세계로 흩어진 '움직이는 시민'들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위에 세운 단단한 연대 안에서 독보적인 콘텐츠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 가치는 임대료나 광고 수익이 아닌 블록체인 공동체가 공유하는 암호화폐 가치에 반영되며 그 결과 모든 구성원의 부가 함께 성장한다.


춘자는 일차적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스템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민'으로서의 삶이 현실화하는 과정을 증명하려는 철학적 실험이며, 이차적으로 이를 근거로 제시하는 비즈니스와 공동체의 새로운 모델이다.




2019년 위즈덤레이스 중 쓴 글의 일부입니다. 다짜고짜 내뱉은 선언문에 가까운 글이지만, 뿌연 생각을 잡으려고 열심히 창문을 닦으면서 썼습니다. 창문은 계속 닦고 있습니다. 더 선명해진 언어와 증거로 2021 버전을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choonz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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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의 개념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저는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스티미언입니다.
작지만 보팅과 팔로우 하고 갈께요.
스팀잇에서 자주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자주 뵈어요!

블록체인, 암호화폐, 콘텐츠, 여기에 스티밋. 짝짝짝.

그러니까 찹촙님도 저랑 같이 요기 딱 붙어 있어요. 짝짝짝.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넓어지는 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