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 별황자총통과 1번 어뢰

in #fraudlast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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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8월 18일 거북선이 활약하던 한산도 앞바다에서 <별황자총통>이 인양된다. <해군 충무공 해저유물 발굴단>이 주축이 되어 올린 이 개가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별황자총통>은 대포 몸통에 새겨진 글귀로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에 탑재된 조선 수군의 무기로 판명되었고 인양된지 불과 17일만에 당당히 국보 제274호로 지정된다. 그리고 발굴단장이었던 황동환 대령은 이러한 공로로 보국훈장 삼일장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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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曆丙申六月日 造上 別黃字銃筒
만력 병신년(1596년) 6월 모일에 만들어 올린 별황자총통
龜艦黃字 驚敵船 거북선의 황자총통은 적선을 놀라게 하고
一射敵船 必水葬 한 발을 쏘면 반드시 적선을 수장시킨다

그로부터 불과 4년 뒤 1996년 6월, 이보다 더 쇼킹한 사건이 일어난다. 검찰이 다른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별황자총통>이 위조되었다는 충격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별황자총통>은 해저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 <해저유물 발굴단>이 골동품상으로부터 500만원에 사서 바다에 빠뜨린 뒤 다시 건져올린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사기극이었다.

<해군 충무공 해저유물 발굴단>은 창단 이후 이렇다할 성과가 없어 조바심이 일어난 황동환 대령이 모든 것을 주도했다. 거북선 대포를 발견했다는 사회적인 흥분 속에서 과학적인 검증은 뒷전이었다. 빨리 국보 지정하라는 재촉 기사를 쏟아낸 언론도 한몫을 했다. 남이 알까 낯부끄러운 이 희대의 사기극으로 그 <별황자총통>은 국보의 지위를 박탈당하고 국보 제274호는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어 두고두고 부끄러움의 상징으로 남았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쌍끌이 어선이 건져올린 <1번 어뢰>는 천안함을 폭침시킨 어뢰로 판명되었다고 한다. <1번 어뢰>에 던져진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은 없었다. 백령도 앞바다에 묻혀있는 북한의 어뢰가 오직 <1번 어뢰> 하나만 있는 양 천우신조로 건져올린 이 <1번 어뢰>는 반드시 천안함을 폭침시킨 바로 그 어뢰여야했던 것이다. <별황자총통>으로부터 얻은 교훈으로 <1번 어뢰>를 바라볼 시각은 없었을까? 1992년 사기극을 벌였던 해군이 10년전엔 그러지 않았을거라는 확신이 적어도 필자에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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