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회 zzan 이달의 작가상 심사평

in zzan2 months ago

그동안 실시해온 zzan 이달의 작가상에서는 심사 결과를 공지하고 상금을 보내는 것으로 완료했던 것을 운영진 합의하에 심사평과 간단한 해설을 덧붙이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권위 있는 문학상이 아니지만 조금씩 그 기틀을 마련하고 응모하시는 작가님들과 수상작품에 대한 성의와 예우를 갖추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비록 심사를 맡은 운영진이나 포스팅을 하는 저도 함께 배우는 시간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대상


단편 행복했던 시절/dozam

dozam님의 필력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수작을 내놓으셨다. 대상으로 뽑는 데는 쉽게 일치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단편은 호흡이 짧다. 그만큼 빠른 전개가 중요하다. 거기에 토속어를 사용하면서 작품의 시각화에 기여하고 있다. 제목이 ‘행복했던 시절’이다. 제목이 주는 의미처럼 행복은 이미 과거지사라고 해야 하겠다. 그리고 짧아서 더 아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건의 무대는 김해 김씨 태사공파 집성촌이라는 한정된 공간이이니만큼 그들의 삶은 직물의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 얽혀있다.

애석하게도 구성원들이 딴 솥을 걸고 살게 되면서 각자의 해법대로 삶을 풀어가고 있다. 보아온 그대로 답습하는 삶과 새로이 선택한 삶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질감이 알게 모르게 적대감으로 변질되어 일으키는 충돌을 그려내고 있다.

대대로 종산을 지키며 한 달도 거르지 않는 제사에 문중의 잡다한 일과 아내의 가출이라는 낯 뜨거운 일을 당하게 되어 운신조차 가벼울 수 없는 지경이다. 울화를 삭여내지 못하는 영식의 마음은 낡은 가죽소파처럼 갈라져있다. 개천용까지는 아니어도 풀숲에 머리 들이밀지 않아도 되는 사촌 준식은 공무원이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땀 흘리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속편한 종족이다. 곱게 봐주기 어려운 배알이 뒤틀리는 존재다.

그 사이에 건널목처럼 양쪽에 길을 내어주는 달식이 있다. 만만하게 부려먹어도 아무 소리 못하는 그래서 준식이 받아야 할 시기질투를 덜어낼 것 같았지만 그 모자라는 사람에게조차 열등감을 느껴야하는 영식에게 행복은 아득한 옛일일 뿐이라고 결말을 짓고 있다.

만약 영식이 무사히 회복해서 돌아온다면 과거가 아닌 앞날의 행복을 이룰 수 있을까하는 숙제를 남기는 좋은 작품입니다.

운문부 우수상


컵과 시간/ wuwurrll

운문부 우수상으로 wuwurrll님의 작품을 뽑았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작품을 내고 문학활동을 통해서 좋은 작품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컵이라는 유형의 공간 안에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영속성을 잡아두는 일은 앞으로도 불가하다. 우리는 언제나 혼자다. 혼자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혼자 죽어야하기 때문이리라. 그 과정을 무심하게 지나쳐가는 시간도 속은 외로움으로 가득하다.

사랑하는 친구도 언제까지 곁에 머물지 않는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사는 화자에게도 공평하게 요구되는 이별이 서럽다. 변해가는 건 우주공간이 아니라 내가 변하기 때문인지 모른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해도 정결한 눈물을 묻어야 할 깨끗한 땅을 찾아야 한다.

산문부 우수상

**실패한 인생/ epitt925 **

육아일기로 생활 속의 감동을 전해주시는 epitt925님의 작품을 산문부
우수상으로 뽑는다.

에핏님의 어느 시절의 한 단면을 진솔하게 그려주셨습니다. 입사초기에 만난 친구와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마음의 거리도 가깝게 되는 과정이 잘 나타나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실패한 인생은 없다.’

본문에 이미 답이 나와 있듯 다른 사람의 인생을 놓고 실패냐 성공이냐를 판가름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는다. 본인이 실패했다고 선고하지 않는 한 인생이란 없다. 다만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지만 얼마든지 추스르고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게 젊음의 특권이다. 본인의 경험치로 다른 사람의 삶에 개입하려드는 상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늙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장려상


팬더믹/ hansangyou
코로나19를 반두에 비유하는 hansangyou 시인은 이미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한 기성문인답게 언어를 다루는 능숙함을 보여줍니다.

코로나19는 이미 범세계적인 환란이며 고통이다. 그 심정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마지막연이 말하고 있다. ‘먼 나라의 곡소리도 이리 설웁다’ 이리 인간적인 작품이다.

토마토/ dodoim

언제나 사진과 함께 일상의 작은 감동을 전해주시는 dodoim님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탱글탱글, 속닥속닥, 동글동글 같은 의태어와 의성어를 사용함으로 눈앞에 잘 익은 토마토가 보인다. 손자에게 먹이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여기도 코로나19에 길이 막혀 애타는 할머니의 심정이 잘 드러나고 있다.

가을 냄새/ cjsdns

역시 cjsdns님다운 여유를 보이시는 작품입니다.
요즘엔 계절도 뒤죽박죽이다. 다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대한 값이다. 지각생 장마는 꼬리가 길어도 누구 탓도 할 수 없다. 그것도 우리 탓이다. 가을이 되어 귀뚜라미가 울어도 제대로 가을맞이를 하지 못하는 둔한 사람들이 가을 냄새를 알 리 없다. 남의 얘기가 아닌 우리 얘기다. 그래도 겉으로는 여전히 여유를 보인다. 오는 가을 어디가랴...

향기/ successgr

successgr님은 오랜 만에 작품을 내셨습니다.
그것도 본인의 생각을 뚜렷이 그려주시는 작품으로 오셨습니다.

아무리 비싼 고급 향수라도 신이 만든 향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소리에서도 향기를 느끼고 사람에게서도 향기를 느낀다. 그러면서도 말 없는 침묵의 향기를 가장 높이 사고 있다. 역시 가장 비싼 향을 좋아하는 취향이다.

본시 침묵이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향을 풍기지만 침묵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담즙처럼 쓴 맛을 삼키는 시간에서 채취한 최고급 향료하고 할 수 있다. 화자는 이미 그 향에 매료되었다.

매월 1일부터 이달의 작가 작품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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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수고 많으셨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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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수고보다 고민이 더 많았습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

Hi~ jjy!
@bluengel has gifted you 1 SHOP!

Currently you have: 86 SHOP

View or Exchange SHOP Please go to steem-engine.com.

Are you bored? Play Rock,Paper,Scissors game with me!

고생하셨습니다. 글 찾아 봐야겠습니다. ㅎㅎ

글도 찾아보시고
이번엔 응모해주세요.

이렇게 심사평을 읽고 있으니 객관화가 되면서 뭔가 해낸 착각마저 듭니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J님이야 말로 훌륭한 비평가세요.

저 많이 망설였습니다.
도잠님 글에서 내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천운님은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어이쿠,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ㅎㅎ

멋진 심사평에 동기부여가 쭉~~~
다른분들에 글을 다 읽어보지 못했는데 하나 하나 읽어봐야 겠습니다.
스팀찡 이 이벤트는 새로운 작가님을 발굴하고 기존에 작가님을
소개하는 멋진 프로젝트로 성장할 겁니다.
아주 좋아요^^ 굿입니다.

긍정적인 응원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계속 참여해주세요.
기대합니다.

오... 이런게 있었군요!

글 쓰는 거 좋아하시면 적극 권합니다. ㅎㅎ

역시 도잠님께서 버팀목이 되어 주셔서
든든합니다.

반갑습니다.
오늘부터 참여하시기를 청합니다.
닉네임처럼 달달한 글이 나올 것 같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스팀짱 이달의 작가 격을 높이고 참여하신분들의 자긍심을 챙겨드릴수있다면 그또한 스팀짱 유저 모든분들의 행복키움이 될겁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담스럽긴 했지만
용기를 주셨으니 할 수 있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사평 감사합니다.
항상 부족해서 토마토 처럼 얼굴이 붉어집니다
감사합니다.

붉은 얼굴의 토마토는
잘 익었다는 표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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