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 허탕

in zzan2 months ago (edited)

좀 멀리 떨어진 목욕탕으로 향했다.
집 앞에 있는 목욕탕이 여름이면 한 달 동안 문을 닫는다.
목욕바구니를 들고 동네 가운데를 지나는 것도 멋쩍은 일이고
목욕탕 리모델링했다고 쪼르르 가는 것도 내키지 않았지만
도리가 없었다.

날씨도 진득거리는데다 몸도 찌뿌둥해서 하는 수 없이 가기로
했다. 목욕바구니를 챙기면서도 마땅치 않은데다 가까운 곳에만
다니다 평소에 안 다니던 곳엘 가려니 쑥스럽기도 했다.

기껏 갔는데 혹시 거기도 오늘이 쉬는 날이면 어쩌겠느냐는
실없는 농담도 하면서 집을 나섰다. 비가 잠시 뜸한 틈이라서
그런지 아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오랜만에 찾아가는 길이라
골목을 더듬게 된다. 가다보니 막다른 길이라 다시 돌아 나와
가기도 하고 빤히 보이는 곳에서 돌아가야 했다.

서둘러 간 목욕탕 앞에 아는 분이 혼자 앉아 계셨다.
땀을 닦으며 앉아 계신 모습이 많이 지쳐 보였다. 뭐 빠뜨리신
물건이라도 있으신가 왜 안 들어가시고 앉아 계시냐고 하며 얼른
들어가시자고 말씀드리니 오늘이 바로 휴일이라고 하시면 문을
가리키신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벼르고별러 모처럼 온 노릇이
휴일이다.

그늘에 앉아 그 분 시집살이 하신 얘기를 들으며 공감이 되어
함께 분노하고 위로도 하고 한참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또 다른 사람이 내 생각이 나서 우리 집에 짠무 몇 개 놓고
왔다고 하며 손주 자랑이 어이진다.

안 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 괜히 허탕이나
치기를 비오는 길을 무거운 목욕바구니를 들고 왔다갔다 팔만 더
아프다. 새집도 필요 없고 최신 시설도 귀찮다. 며칠 더 참다 앞집
목욕탕 문 열면 그 때 가야겠다.

사람은 그냥 하던 대로 하고 사는 게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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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크...

가는 날이 장날이었구만유~

토닥~ 토닥~ 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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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바구니와 팔운동 ㄷㄷㄷㄷㄷㄷ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그냥 하던 대로 하고 살아야 하는데
모처럼 가본다는 것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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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땐 한달에 두어번 목욕탕가는데 일이었는데.... 목욕탕 가본지가 참 오래됐습니다.

나름 특유의 문화가 있는 곳이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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