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하는, 일 비가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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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탐스런 눈송이가 날리면서 모든 풍경들이 하얗게 변신을 합니다. 나무도 건물도 길가에 세워둔 차들도 눈을 덮고 하얀 꿈을 꿉니다.

꽃송이처럼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클 길로 나가 풍경을 담아봅니다. 누군가 차에 쌓인 눈을 털며 좀 이상하게 바라봅니다. 남은 길 미끄러울 걱정이 태산 같은데 웬 모자라는 아줌마가 저러고 다니나 하고 흘끔흘끔 바라보는 얼굴에 한심하다는 글씨가 가득 적혀 있습니다.

한 이틀 날씨가 푸근해 지더니 밤이 되면서 급기야 비가내립니다.
제법 소리를 내며 이제는 겨울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조금만 참고 기다리라고 얘기를합니다.

며칠 전에 눈이 오더니 그새 비로 바뀌는 날이 반갑습니다. 그 전 같으면 겨울에 무슨 궁상맞게 비가 오느냐고 타박을 할터인데 이제는 빗소리도 반갑기만 합니다. 그동안 추위가 얼마나 심했으면 겨울에 내리는 빗소리가 반가울지 짐작을 하실 것입니다.

빗물에 씻긴 길은 막 세수를 한 얼굴처럼 깨끗합니다. 제설차가 뿌린 염화칼슘 때문에 상가에는 하루 종일 청소를 해도 뿌연 얼룩으로 가득했는데 이제 한 일을 덜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너무 춥고 눈길이 미끄러워 청소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불편이 많았습니다. 폐지나 재활용 쓰레기도 한 동안 그대로 방치 되기도 했습니다.

비개인 아침에 박스와 폐신문 묶음을 들고 나가보니 박스 줍는 어르신들이 이른 아침에 한 바퀴 돌으셨는지 거리가 깨끗합니다. 한쪽에 놓고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누가 싣고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겨울에 설경이 아름답다고 했는데 이렇게 겨울비가 오고 나니 묶은 때를 씻은 것처럼 말끔한 기분입니다. 멀리 보이는 능선을 쓰다듬는 햇살이 순한 눈길로 내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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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이 혼란스럽긴 했지만
자연이 만든 아름다움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