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안녕하세요 ㅋㅅㅋ입니다.

어제 뿌듯하게 늦게까지 공부하고 나서 오늘은 좀 쉬고 있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퇴근길에 한 전화였는데, 오늘 야식으로 뭐가 좋을지 물어보더군요.

뭐 당연히 같이 먹자거나 온다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자기가 먹을 야식을 추천해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전화한 시점이 제가 막 일어난 타임이기도 했고, 저는 이제 하루를 시작할까 말까 하는데 친구는 이미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무리를 들어간다는 것에 놀랐을 뿐입니다.

후보군을 세 가지 얘기해주었는데, 회와 야채곱창, 치킨이었습니다. 셋 다 좋아서 고를 수 없으니 저보고 골라 달라고 하더군요. 제 의견을 열심히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회의 경우에는 술이 충분히 곁들여져야 맛있다. 회와 술을 같이 먹을 때 정말 취할 만큼 술을 마시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고, 또 횟집에 가지 않으면 매운탕을 끓여먹기에도 처리하기에도 불편하고, 끓이지 않으면 배가 덜 찬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소주는 월요일이니만큼 다음 날 출근에도 지장을 줄 수 있구요.

그리고 치킨의 경우에는 정말 좋은 야식이지만, 간만에 야식을 먹자고 마음 먹은 직장인이 먹기에는 좀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워낙에 기름진 음식인데도 곁들여먹을 사이드메뉴가 한정되어지기 때문에 느끼한 맛이 너무 강하고, 맥주의 경우 배를 빨리 부르게 해서 치킨을 만족스러울 만큼 먹지 못하게 될 것 같더군요.

그래서 야채곱창을 꼽았습니다. 적당한 기름기에 적당한 매운 맛. 고기 뿐 아니라 야채가 듬뿍 들어가 있어 각각의 씹는 맛이 남다른데다 한 입 가득 욱여넣고 씹으면 그 만족감이 장난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소주도 맥주도 잘 어울리기에 다음 날 출근에도 지장이 덜 할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그럴싸하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잠이 덜 깬 상태로 아무말이나 한 것인데, 친구는 웃어넘기면서 야채곱창을 사러 갔더군요.

그냥 새삼 대단한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을 부담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이상하게 기분 좋게 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