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刘晓波)의 ‘헛되지 않은 죽음’, 그리고 ‘헛되지 않을 죽음’

in #kr-newbie4 years ago (edited)

어제 @oldstone님께서 올리신 <류사오보의 죽음에 부쳐> (https://steemit.com/kr-politics/@oldstone/5j3ajy) 글을 읽으며 故 김학철 선생(조선의용군 마지막 분대장)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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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살려거든 외면해라.
그러나 사람답게 살려거든 도전해라.

사람답게 살려고 도전했던 류샤오보(刘晓波) 선생님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류샤오보... 저는 그를 ‘14억 인구를 거느린 막강한 강국과 맞짱 뜬 위인’

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물론 류샤오보 한 사람만 중국인권을 위해 저항한 것은 아닙니다. 1989년 민주화운동이었던 천안문사태 이래로 유명인이든 무명인이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중국정부체제를 반대해왔습니다. 다만 언론에 공개가 되지 않았을 뿐이죠.

현재 국외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조국인 중국 내 인터넷상에서는 그는 일개 국가내란주동자일 뿐이며 그의 죽음에 대해 어떠한 관련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닷컴에서도 오늘(7월 15일 일자) <세계는 류샤오보 애도... 중국인들은 모른다.>라는 기사명으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5/2017071500148.html)

百聞이 不如一見이겠지요... 백 번 듣는 것보다는 한 번 보시는 게 좋을듯하여 확인해보았습니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사이트 바이뚜(百度)에는 ‘刘晓波’에 대한 인물정보를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원문:
1955年出生的刘晓波早年当过知青和工人,1984年硕士毕业后留北京师范大学任教,后获文艺学博士学位。2009年,因涉嫌煽动颠覆国家政权罪,经检察机关批准后依法逮捕。2010年10月8日,挪威诺贝尔委员会授予因犯有煽动颠覆国家政权罪而被中国司法机关判处徒刑的罪犯刘晓波诺贝尔和平奖。 2017年7月13日沈阳市司法局门户网公布,刘晓波因多脏器功能衰竭,经抢救无效死亡。
번역:
1955년에 출생한 류샤오보는 젊은 시절 지식청년이자 노동자이었다. 1984년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로 북경사범대학에 남아 교편을 잡았고, 후에 문예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국가정권 전복 선동혐의’로 검찰기관 승인 하에 법 절차에 따라 체포되었다. 2010년 10월 8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국가정권 전복선동죄로 중국 사법기관에 의해 징역에 처해진 죄인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였다. 2017년 7월 13일 심양시 사법국 인터넷포털사이트에 ‘류샤오보는 다장기기능쇠약으로 응급처치를 진행했음에도 사망하였다.’라고 발표하였다.

인물정보의 출처가 되는 2010년도 《중국공상당신문》이나 《인민일보》등에도 류샤오보는 서방국가 추종자이자 중국정부 전복선동자로 소개될 뿐입니다.

다른 검색포털사이트에서도 류샤오보 사망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죠. 심지어 중국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뉴스매체 新华社의 포털검색사이트 新华网에 “류샤오보”를 검색하면

“관련정보를 찾을 수 없다.(没有找到相关稿件)”라고 나오기까지 합니다.

중국이 언론을 통제한 것은 비단 오늘만의 일은 아닙니다.
중국유학시절 중국 모방송국에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참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에서의 생방송은 우리네 생방송과는 달리 TV방송 나가기 30분 전에 촬영하는 것을 '생방송'이라고 합니다. 공안이 와서 먼저 현장 확인을 하고, 공안이 촬영장소에서 대기하는 가운데 촬영을 진행하지요.

이러한 중국... 과연 변화될까요?

저는 변화된다고 확신합니다.

중국에서 오랜 기간 동안 생활하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고 깊은 대화도 나누어보았습니다. 나름 지식인 부류라고 하는 사람들일수록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말하기를 꺼려할 뿐이죠...

제 동기 중에 정말 박학다식의 극치를 달리던 한 중국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기숙사에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한국) 국회는 매일 치고박고 난리도 아니야.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라고 푸념을 쏟아내니 그 친구는
“그게 진정한 국가이지 않을까? 난 그런 너희 나라가 부러워. 나도 죽기 전에 투표라는 것을 해보고 싶어.”라고 말하더군요.
7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의 장면, 친구의 어투에서 드러난 진지함...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많은 것들을 언급하기에는 공간적으로나 상황적으로 제한이 됩니다만 중국내 의식있는 사람들은 분명 류샤오보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은 죽음'이며 '헛되지 않을 죽음'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으로부터 근 100년 전, 현대 중국 문학의 아버지였던 루쉰(魯迅) 작품 <아큐정전(阿Q正傳)>의 힘이 그러했듯이

펜은 칼보다 강하기 때문입니다.

(https://steemit.com/kr-newbie/@remnant39/the-pen-is-mightier-than-the-sword-2017619t23103125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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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던 류사오보를 애도합니다. 중국 유학생출신이신가봐요? 반갑습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정말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중국에서 유학하면서도 류샤오보에 대해 알지 못했었는데 이제야 알게되면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라 생각됩니다.

그의 죽음이... 중국에 변화를 일으키리라 생각됩니다.
방문해주셔서,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mnant39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역사는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 말씀처럼 펜은 칼보다 강하기 때문이겠죠..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칼과 펜은 모두 금속재질인데 '무엇을 찌르느냐' 그 대상이 관건인듯 합니다.
정말 모든 것이 바로 잡혀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지인들은 제각각 박학다식 동기와 같은 사람을 만나고 오더라구요.

중국 내에서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위치에 오른 사람의 자식임에도 자국 정치체계가 그르다는 생각을 한 여성과 연애를 했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통제한다해도, 심지어 북한 주민들조차도 무엇이 그른지 아는데, 어찌 중국인들이라고 모를 수 있겠습니까.

그들은 알지만 아직은 드러내지 않을 뿐... 언젠가는 표출되리라 생각되요. 우리도 정권에 대해 그러했듯이... 모든 인류가 자유를 갈망하잖아요.

현 중국이 지나치게 성과를 거두고 있어 체제가 더욱 견고해지는건 아닐까 두렵긴 합니다.

어떤 형태로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주의 체제라는 점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겠지요.
언제나, 어디서나
비판자는 환영받지 못하지요..

음... 그러네요. 환영받지 못하는 비판자와 그를 앞세웠던 대리만족자. @neojew님의 말씀을 들으니 괜시리 류샤오보선생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분의 의지였고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된 것이지요.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사람..
변절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이겠지요.
감사하게 생각하면 되지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오늘 하루... '자아발견'하는 날이 되도록 부단하게 깨어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eojew님도 오늘 하루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