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귀는 간사해. 말은 황소개구리같고. [Feel通 - 30초 에세이 /45 - 53]

in #kr-writing4 years ago (edited)

30초 에세이.
제목을 입력하세요 (23).png

<어떤날들의 대화>

ㅡ 45

A : 보름달을 보면 스마일같아.
반달은 윙크같고, 초승달은 고개를 반쯤 돌려 내 눈썹에 맞춰보게돼.
B : 감수성이 참 풍부하구나?
A : 응. 하지만 감수성은 위험하니까 상상력이라고 하자!

ㅡ 46

A : 사람들이 단체로 뛰어서 스케이트 보드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면 어부들같아.
팔딱팔딱 살아있는 활어를 "얍" 하고 때려서 기절시켜 타고 가는것 같단말이지.
B : 상상력이 뛰어나네.
A : 옹옹. 대상에 '생명이 있다면' 이라는 가정을 많이해.
B : 맞아, 넌 의인화를 잘 하는것 같아.
A : 이번엔, 의어화였다 ! 으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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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47

A : 그 사람은 왜 그런 개소리를 그리 정성껏 한 걸까?
B : 개소리니까. 진실이었음 그냥 툭 던졌겠지.
A : 역시 귀는 간사해. 말은 황소개구리같고.
B : 황소개구리?
A : 응응. 황소개구리는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말은 마음을 교란시켜.
B : 근데 너 말 가르치는 사람 아니니?
A : 어... 그렇네.

ㅡ 48

A : 엄마한테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어.
B : 효녀구나.
A : 효녀긴. 혼자 계신 엄마에 대한 죄책감에 제법 고상해 보이는 대안을 찾은거지.
B : 혼자 계신 엄마가 걱정되면, 혼자가 외로워진거야?
A : 오~~ 예리해. 약간은.

ㅡ 49

A : 엄마, 산이 좋으면 나이 든거라고 했잖아. 그럼 나이들면 또 뭐가 좋아져?
B : 별로 없어. 나이 든다는 건, 좋은게 적어지는 거거든.
A : 아.. 좋아하는 것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B : 응. 부지런히 모아. 젊을 때 해야할 일은 그게 전부야.

ㅡ 50

A : 지금은 찌질하고 암울해도 언젠가 오늘이 그리울지도 몰라
B : 맞아. 난 예전 일기장 보다가 눈물이 났어.
A : 기억이라는 것은 오늘과 과거의 합집합인 것 같아. 온전히 과거의 것이 아니야.
B : 심지어 미래도 그렇잖아. '미래기억' 이라는 책 이름도 있듯이.
A : 그러게, 과거도 미래도 오늘의 것이다.

ㅡ 51

A : 엄마, 엄마는 과거의 어느시점으로 돌아가고 싶어?
B : 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 시절을 다시 살아 낼 용기가 없어. 왜, 어디로 돌아가고 싶어?
A : 응. 나는 철 모르던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어. 전학 가기 전 그때 있잖아, 왜.
B : 후회가 있다는 건 좋은거야.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체념이 깊어 '만약에' 라는 가정도 없어져.

ㅡ 52

A : 대부분 삼십대가 되면 사람을 알아가는데 투자하는 시간이 확실히 작아져.
B : 맞아. 하지만 넌 그런 사람인걸. 라면같은 관계보다 곰탕같은 관계가 어울리는 사람이니 하는 수 없는거야. 같은 곰탕류 인간을 만나야지.
A : 그런 사람은 한번에 나타나지 않잖아. 너무 심하게 귀해.
B : 그러니 인스턴트에 상처받지나 말아. 얼른 뜨끈한 해장국이나 먹으러 가자.


대화의 마무리는 늘 멋쩍은 웃음, 으흐흐.


ㅡ 53

목련꽃 잎이 갈색으로 멍들어 떨어질 때,
단풍이 생명을 잃어 눈물처럼 바스러질 때.

서글프고 사소한 인연들은 떠오르는 그때.



30초 에세이

이를테면, ' 날이 좋아. ' ' 널 닮은 노래야 ' 같이 [1 - 11]
권력의 몰락에만 쾌를 느끼며 뒷짐 진 구경꾼이 너무 많다. [12 - 22]
무심한 언어는 현실의 반작용인지. 나날이 거창해만진다. [23 - 29]
옆 테이블 여자는 이제 미니스커트를 안 입을까?내눈엔 예뻐 보이던데[30 - 37]
봄의 잔인함은 겨울의 그것과 트랙이 다르다. [38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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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핫. 경쾌하여라. 이번에도 역시 잘 읽고 갑니다.


헤헷. 2손님~ 공모전 좋은 소식 없나욥?!
응원해요!

술술 잘읽히네요~ 느껴지는것도 있구요~~^^
잘읽고 갑니당^.^

고맙습니당>_<) lovelyyeon님!
댓글이 좀 늦었죠?! 비오는데 감기 조심하세용!!

30초 에세이 좋은데요?
아, 뭐라고 말을 하기에 애매한데... 귀에서 BGM이 자동으로 깔리고 2명의 화자가 말하는 것이 들려요. ㅎㅎㅎ 그만큼 몰입도가 높게 구성이 되어 있네요. ㅎㅎㅎ

헤헤헷. 그렇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글에서 말이 들린다는것은 진짜 큰 칭찬이잖아요. 저도 그저 조곤조곤 얘기하고 싶었던건가봐요^_^)

제가 @channelsteemit 애청자로서 그런 부분도 있지요. 그 목소리로 읽어주시는 것 같아서요. ^^

엄마는 철학자!!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체념이 깊어 '만약에' 라는 가정도 없어져.
이말 확 와 닿아요...
체념이라는 말이 포기와는 어감이 약간 다른데, 거기에 딱 맞는 설명 같네요..
필통님의 사색도 엄마에게 물려받은 듯...

제가 엄마한테 유피님 댓글을 말씀드렸더니,
물려준게 없다고 맘 아파했는데 그거라도 물려줬다니 다행이네.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라고 하셨어요 ㅋㅋㅋ
크 - 감사합니당!!!!

어머니가 철학자신갑네요....

에세이집을 몇 페이지 읽다가 눈을 잠깐 감았다가, 읽던 페이지를 살짝 접어둔 것 같은 기분이에요. 날 좋은 날, 다음 페이지도 읽어가고 싶습니다. ;)

후회가 있다는 건 좋은거야.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체념이 깊어 '만약에' 라는 가정도 없어져.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어요. 그 때가 행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버렸기 때문에 만약에라는 가정조차 할 수 없게된다는 것이.. 쓸쓸합니다.

그 씁쓸함을 가늠할뿐, 아직 공감할 수 없는 나이라 그나마 다행이겠쥬?
요즘 엄마와 대화를 많이 해요. 엄마가 그저 '여자'로 보일때마다. 제가 철이 들었나 싶어요^^;;

제가 아는 분이 어머니와의 대화를 모아 책으로 내셨는데 선생님도 그러셔도 될 것 같아요 ㅎㅎ

히힛. 천재님!! 저는그냥 퓔통 해주세요! 일할 때도 그저 강사인걸요.
뭔가 까불미가 사라지는 느낌이예요. ㅋㅋ 비글비글^_^
책 쓰는 건 제 큰 목표인데 어떤책일지도 안 정한 제게 이런 응원 감사합니당!! 히힛

A : 엄마, 산이 좋으면 나이 든거라고 했잖아. 그럼 나이들면 또 뭐가 좋아져?
B : 별로 없어. 나이 든다는 건, 좋은게 적어지는 거거든.
A : 아.. 좋아하는 것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B : 응. 부지런히 모아. 젊을 때 해야할 일은 그게 전부야.

히히히 하면서 보다가 이부분에서 잠시 정색하고 생각을 하게 됬내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필통님!!

송크림님 늘 가즈아에 댓글달다 제글에 달라주신 글에 댓글달면 뭔가 기분이 이상해요!ㅋㅋㅋㅋㅋㅋ
고마워!!! 해야될것 같은 느낌.
댓글이 너무 늦었죠?! 그래도 많이 많이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어요>_<)

연주하듯 글을 쓰시는군요. 덕분에 마음의 귀가 즐거웠습니다.

lovewriter님 반갑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표현이예요. 기분좋은 평 감사합니다.
멋진 닉네임을 가지셨네요. 놀러갈게요!!>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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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웅! 오랜만에 돌아온 30초 에세이네요:)
젊을때 좋아하는 것을 많이 모아야 한다는 어머님의 말 마음에 와닿네요... 그런데 정해인에 빠져있으니 원...ㅎㅎ 저도 대상에 생명을 불어넣고 이상한 생각들을 자주 하는데 특히 백화점에 가면 그런 생각 많이해요. 요상하게 팔을 꺾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네킹들을 보면 ‘아.. 쟤네 얼마나 힘들까...’ 백화점 불 꺼지면 쟤네 관절 다 쑤셔서 제대로 못걸어가는거 아닌가 이상한 생각들ㅋㅋ

정해인... 출구없는 '서준희'에 빠지셨군요.
이 와중에 고등학교때도 안하던, "정해인 제껀데요!!!" 하고싶은 마음은 뭘까요.
하아.....심쓰님 저 어쩌죠......... 상사병에 걸린것 같아요 ㅋㅋㅋ

저도 한 공상.. 더 나가 망상까지 하는데요 심쓰님 상상력은!! 맙소사..
(강적이 나타났다!!)

마음을 울리는 내용이 많네요. 왠지 한번에 쓰시지 않고 평소에 생각하셨거나 대화했던 내용들을 모아두셨다가 풀어주신 것 같은 느낌이에요 :)

오, 맞아요. 'P' 님!!
일상에서 줍줍하여 묶었다가 풀어놓는데. 요즘은 특별한 에피소드나 일이 없어서 영 수확(?)이 없네요.
요즘은 노동요말고 노동 염불(?)을 외고 있습니다.
욕이 아주그냥 ㅋㅋㅋㅋㅋㅋ 한가해져서 노닥노닥 피님과 취향놀음(?) 하고프네욥
으하하하하하. 취향을 핑계로 한 한량의 꿈!ㅎㅎ

취향놀음 너무 좋으네요. 저도 오늘 잠시 복장이 터져서 파르르르 했었답니다.ㅠㅠ

대화의 몇몇 구간들을 건져올려 이리 보게되니
새삼, 평상시에 우리는 얼마만큼의 대화로 무엇을 주고받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일반적 보통의 대화가 큰 파장을 만드네요.
뜻깊은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

티가든님!!!! 저는 하는게 별로 없고, 그저 제 주변의 사람들의 귀한 말을 잘 주워먹는(?) 승냥이인게죠 ㅋㅋ 뜻깊은 하루가 어떤걸까 저도 문득 생각해봤습니다 ㅎㅎ
따뜻한 댓글 감사해요!! 우리 한주 시작 잘해요~^_^)b

승냥이는 에이, 경청의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하신거라 생각해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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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합니다!! 상금이 2억원!!!!!!

끄어어억~~~~~~ 감사합니다. 짱짱맨!

좋아하는 것들을 너무 열심히 모으면, 가끔 '나'만 남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언제부턴가 누군가를 볼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라도 좋아하는 사람들(합집합)이면 만족하는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 이상 좋아하는 사람들(교집합)만을 원하게 돼요.

어머, 반갑습니당. eastblackpearl님
비슷한것이 많은 사람을 더 선호한다는 말씀이지요?!
다들 시간 구두쇠가 돼서 그런것 같아요. 하지만 그걸 비난할 수 없는것이 저또한 그렇게 되는걸요.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는게 참 쉽지 않은 일이예요.

안녕하세요 필통님:) 필통님 블로그에 드디어 첫 댓글을 남길 수 있게 됐어요. 폭풍같던 평일이 지나고 주말 새벽에야 한숨을 돌릴 수 있다니- (여기 까지 쓰고 뭔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 아무튼 조근조근 써내려가신 30초 에세이 잘 감상했습니다.

사실 49번 항목에서 멈칫, 했어요. 엄마 생각이 나서 말이죠.
젊은 시절 좋은 것을 많이 모으지 못한 우리 엄마, 며칠전 전화로 싸우고 안부를 전하지 않은지 한참 되었는데.. 잘 자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일쯤은 전화를 해볼까 싶다가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저의 마음이 너무 못나보이는 새벽입니다.
또 놀러 올게요 필통님 :)

끄어어억~~ 배작가님!! 저도 그래요. 저도저도.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 모르겠어요. 원래 부지런한편은 아니긴 하지만 쿄쿄..^ㅅ^)a
그래서 제 포스팅도 5일전에, 댓글도 5일전에 멈춰있었습니다.
(저도 여기 까지 쓰고 뭔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
그래도 바쁨을 공감하고 제게 시간의 조각을 나눠주심에 감사할 수 있으니 영 못사는 건 또 아닌 것 같아요 ㅎㅎ 저도 자주 들를게요. 배작가님 글은 기분을 좋게해요.

오늘은 어머니 얘기 비중이 높네요
저는 엄마랑은 속깊은 얘기는 못하고 있어요
왠지 오글거려서 ㅎㅎ
근데 가만 보면 엄마도 그러신거 같더라고요 ㅎㅎ

amukae88 님, 제가 이름을 재해석 했어요.
아, 무게88k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스팅 하시는거 보면 엄청엄청 살가운 아들이실것 같은데 또 안그러셔요?!
아님 츤데레예요?! 어후야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무게 라니요
이건 또 새로운 해석이군요
여기서 핵반전 하나 날려드릴까요?
저는 츤데레 딸입니다^^

끅끅끅끅 저 지금 배꼽잡고 뒹굴고 있어요.
맙소사. 저는 곱창매니아 +운동+시크한 '아무개' 라는 닉네임
이 조합은 당연히 남자분이실줄.......푸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
저 또한 곱창+막창 여자덕후로, 다시한번 넘나 반갑습니다 ㅋㅋ 제 주변엔 진짜 스스로 좋아해서 먹으러 가자는 여자친구가 없었어요.
그래서 쉬즈미스를 떠올리셨구나~~ 남자분이 참 섬세하시네..했거든요. 완전 재밌어요!!!

ㅋㅋㅋ 쉬즈미스 옷을 잘 입진 않지만 브랜드는 알죠!
제 주변에는 은근 내장 매니아들 많아요 ㅎㅎㅎ
운동은 전혀 안 할 것같이 생겼다는 말은 많이 듣습니다 ㅋㅋ

필통님 글 잘 보고있습니다.
읽을 때 마다 굉장히 열심히 사시고 있는 모습이 보기도 좋고 비슷한 나이대 같기도해서 동기부여도 되고있습니다.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

좋으네요.
좋아하는 일들을 부지런히 모아놔야겠어요, 정말. 딱 와닿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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