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마크 해리슨, 흑사병, 페스트, 격리라는 악덕, 상업의 자유, 정치적인 자유 분리할수 없다, sars, corona virus hoax, contagion

in #kr3 months ago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마크 해리슨, 흑사병, 페스트, 격리라는 악덕, 상업의 자유, 정치적인 자유 분리할수 없다, sars, corona virus hoax, contagion

풍토병이 팬데믹으로, 격리에서 국제공조로

전염병과 무역이 빚어낸 21세기 세계화

2008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의 한복판에 있었다.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BSE과 사람도 비슷하게 걸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을 유발하는 ‘프리온’에 감염된 것이 아닐까 두려워했다. 외국산 제품으로 인해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는 당시 이명박 정부를 향한 무수한 불평과 의혹의 초점을 부채질했다. 이 사건은 내가 이 책에서 논의하고 있는 내용의 일부를 깔끔하게 요약해 주는 에피소드이자 이 책에서 탐구하고 있는 많은 주제들이 극적으로 표출된 사례였다. 뿐만 아니라 무역이 불러온 질병, 특히 동물과 관련된 상업에서 비롯된 질병에 대한 새로운 우려의 물결을 예고하는 몇몇 중요한 본보기 가운데 하나였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을 책 후반부의 한 장 속에 집어넣을 기회를 지나칠 수 없었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21세기 문명사는 어쩌면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뉠 듯하다. 코로나 사태의 파급력은 그만큼 깊고 넓다. 무역과 해외여행이 막대한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란 낯선 용어는 우리 일상을 바꾼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되는 것이 그런 예다. 마스크가 상비품이 되는 등 일상의 풍경이 바뀐 것은 덤이다. 이처럼 세상이 요동치니 전염병의 역사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어디쯤 서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알기 위해선 먼저 지나온 길을 아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의학사가가 쓴 이 책은 이를 위한 탁월한 길라잡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