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04: 논문, 쓰다

in #kr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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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눈에 보이지 않는 독자와 나누는 필담이다.



 이 책을 북토크에 포함해 글을 정리하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논문'에만 치중되어 있기 보다 '쓰기' 그리고 '배움의 자세'를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나의 태도와 '쓰기'를 어떤 중점에 맞춰 행해야 하는지 point-by-point 요약정리가 잘 되어있고, 학문과 연구에 관련한 역사적 배경이나 질문하고 생각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등 독자에게 다양한 관점을 선사한다.

 책이든, 영화든, 대화든 무엇이든 경험한 후 나만의 생각으로 정리한 후 글을 써보는 것 또한 강조한다. 나만의 글로 요약하는 방법은 유명한 경제,사회학자들이 입모아 말하는 현명하게 삶을 정리하고 개척해 나가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저자 또한 자기 자신과 늘 진솔하면서도 치열한 대화를 하는 점을 여러번 이야기 한다.


책을 읽거나 논문을 정독해서 읽을 때는 책과 논문의 내용을 소화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그 내용을 갖고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글을 읽고 난 후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그 답을 적어 보라. 메모 수준의 한 문장이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간단한 답이라도 자기 말로 써 보는 것. 특히 저자의 방식대로가 아니라 독자인 내 방식대로 적어 보는 것. 영어식 표현으로 하면 paraphrase, 즉 다른 말로 바꾸어 보라는 것. 단순히 비슷한 뜻의 단어로 바꿔 써 보라는 것이 아니라, 내 관점과 관심의 틀에 맞추어서 다시 써 보라는 것. 수천 편의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과 진솔하면서도 치열한 대화를 하면서 이렇게 '바꿔 써 본' 내용들이 충분하지 않다면 좋은 논문(=글)을 쓸 수 없다.



 논문은 학자들이나 쓰느것 아니냐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또는 논문이 무엇이며 어떻게, 어떤 이유에서 만들어지는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들이밀고 싶은 여러 이유중 한 가지는 바로 '질문'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부분 때문이다.

 내가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것도 이와 정확하게 같다. 어떤 영감을 얻든, 어떤 감상을 가지든 늘 내가 왜 특정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내 앞에 놓인 현상에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질문이 '좋은'질문인지를 정리한 부분도 있는데, 이는 조금 더 학문적인 내용이라 굳이 첨부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았던 대목은 '구조와 개인의 문제를 연결시키는 내용을 담는 질문을 하라' 였는데, 이를 행하려면 전체적인 시각과 이슈나 흐름의 파악을 정확히 하고 있어야 하고, 늘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 조금이라도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늘 씨름하고 있기도 하고...

좋은 질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질문을 던지는 주체로서의 내가 어떤 상태와 위치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내가 속한 사회적 환경은 어떤 특성이 있고, 그것은 다른 사회적 환경과 어떻게 다른지를 잘 아는 것이 좋은 질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런 식의 자기 객관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이런 일에는 자기 성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자아 성찰은 다른 사람들의 글을 더욱더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학자들을 위한 고찰과 일반적으로 삶에 적용되는 고민들의 연장선이 적절히 잘 담긴 책이라고 생각되기에 아마 몇 번은 더 읽고, 질문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케 하는 자극제로 삼지 않을까. 정 '논문'이란 단어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논문' 부분에 '글쓰기' 로 바꿔 읽을 것을 권한다 (이미 여러번 그렇게 읽었는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게다가 작고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리하다는 점. 혹시 나중에 좋은 연구 주제를 찾게 되어 논문을 쓰게 될지도 모르는..(인생은 모를일!) 여러모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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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추천 감사합니다

@teaxen 님께도 유용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