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in #kr3 months ago

바야흐로 이십여년전,

남친도 아닌 체육학과 전공 남자아이와 DVD방에서 봄날은 간다 영화를 봤지만 무슨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DVD방에 침대처럼 긴 쇼파가 있는지 몰랐고, 선뜻 그곳에 들어간 나를 마치 자신의 스킨쉽을 허락한(할) 걸로 남친도 아니었던 그 아이는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다들 예상하다시피, (어쩌면 내 자신도 예상했다시피) 그렇고 그런 일들이 나에게로 벌어졌는데, 다행히도 우리는 사귐을 공식적으로(?)인정한 사이는 아니어서, 심각한 단계까진 흘러가진 않았고, 맛보기(??) 정도로 그 쇼파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나에게 혀(!)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고 조금은 느끼한 목소리로(자기 딴에는 다정한 목소리로) 교습해주었으나 그렇게 하기는 아주 어려웠다. (훗날 남편이 나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교습해주었지만 역시나 그대로 하기는 아주 어려웠다)

그 후로 이십년이 지났고 나는 중년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것을 마스터 하기란 아주 어려운 것 같다..

방법은 몰랐고 지금도 모르고 앞으로는 알 체력도 없어질 듯 하지만, '느낌'으로 밀고 나가면 될 듯 하다. 우리가 하는 그것이 최고의 기교는 아닐지라도, 최고의 느낌은 서로 가질 수 있다.

느낌은 기교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기교가 1도 없으면 좀 곤란하다..)

진부하지만,

느낌은 사랑에서 나온다.

나는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
나는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할 때는 그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쓸 때는 내가 쓰는 그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삶을 살 때는 그 삶 자체를 믿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바로 그 믿음을 토대로 한 사랑 속에서 우리가 바라는 '느낌'이 선물처럼 주어진다.

느끼기 위해 사랑할 수는 없다.
사랑하면 느껴지는 것이다.

기교는 우열을 가릴 수 있다.
느낌은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충만하게 느끼는 인생은 '주어지는' 것이다.

삶이 내게 준 것 안에 무언가 있을 거라고 '믿고'
편안한 믿음 안에서 우리의 순간을 '사랑'할 때,

우리가 찾아 헤맸던 '느낌'(행복)은
기적처럼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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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든 분들을 위한 [건축학 개론] 납득이 강의가 생각 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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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이 강의를 들어야겠어요!!!!!ㅎㅎㅎㅎㅎ

우선 만나야 되는군요..

제 혀는 먹는 데만 사용을 하고 있어서....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뭐라 혀~~ㅇ용할 수가 없네요.ㅋㅋ

혀~~~ㅇ용 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

먹는 데 너무 많이 사용하셔서...

아우 내용 참 신선하고 통통해요.^^
혀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네요 .

타타님!! 건강히 잘 지내시죠~~~^^

인생 순간순간의 느낌을 충만히 간직하며 다룰줄 아는사람이 진정 자유롭지 않나 싶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혀의 컨트롤을 마스터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정말 그럴 거 같아요 ㅎㅎㅎㅎㅎ
세상에 쉬운 게 없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