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밖에 모르는 삶

in #kr2 months ago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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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후회되는 건 그리 많지 않은데 하나 후회 반 안도 반 하는 게 있습니다. “뭔가에 미쳐 보지 않았다.”는 거지요. 물론 열심히 한 적은 있고 집중한 적도 많습니다만 정말 목숨을 걸고 뭔가를 이뤄 보겠다고, 목을 맨 적이 있었나 싶은 것입니다. 뭘 힘들게 배워도 (제가 배우는 게 참 느립니다) 웬만큼 하게 되면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은 상태에서 게을러지고, 연애를 해도 무슨 활화산같은 연애를 한 적은 없었고, 공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도 ‘독하게’ 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없고, 하다못해 종교를 ‘믿슙니다’ 한 적도 없고, 누군가를 정치적으로 지지하더라도 ‘그분이 하신다면 뭐든 옳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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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뭔가에 미쳐 보고 싶었다 하는 회한이 들기도 하지만 금세 미쳐봤자 별 수 없다 너 해온 게 잘한 거다 손사래가 쳐지는 양가감정은 오랫 동안 제 마음의 숙제이기도 하죠. 그래도 한 번쯤은 어딘가에 미쳐 봤으면 하는 소망이 1밀리미터는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미쳐야 미친다’는 책 제목을 보고 “그래 이거였는데.” 하며 무릎을 친 것도 그 때문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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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역사를 바꾼 사람들은 뭔가에 미친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의 관성이란 의외로 단단하고 무거워서 ‘한 번 이렇게 해 볼까?’ 하는 친절하고 합리적인 문제 제기로는 여간해서 바뀌지 않고, ‘그냥 하던 대로 해’를 부르짖게 마련입니다. 그 육중하고 튼튼한 현실의 벽을 밀어내려면 대단한 광기(?)가 아니면 곤란하죠. 종로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는 무모함과 잘 드는 칼로 가죽이라도 벗겨서 북을 만드는 열정이 있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겁니다. 그걸 못하는 사람은 그냥 장삼이사로 한세상 살다 가면 되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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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도 그랬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이 ‘독립’ 두 글자에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그 험고한 세월을 버틸 수 있었겠습니까. 자기 인생은 물론 식구들 운명 걸고, 일말의 희망도 없는 미래에 자신을 던진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죠. 그 외에도 학문적 성취를 위해서, 자신이 세운 신념을 위해서,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위해서 ‘미친’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그 중 ‘나비’에 미친 사람도 있었으니 석주명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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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저에 비해서는 어딘가에 쉽게 미쳤던(?) 분입니다. 뭔가에 한 번 꽂히면 일로매진 바닥을 쓸고 바닥을 파헤쳐 3백미터 광천수를 뿜어내는 분들이 계신데 나비박사 석주명은 그런 분들 가운데에서도 으뜸이라 할 만 합니다. 그분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을 때 그를 죽이겠다고 들이댄 총부리 앞에서 남긴 유언은 그와 그의 일생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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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비밖에 모르는 사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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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도 미쳐야 뭔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미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꾸준히 할 뿐이고 싫증은 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좋아요’와 ‘구독‘ 그리고 댓글은 미칠 만큼은 아니어도 어깨춤은 날 만큼 좋습니다 ^^ 페친 및 팔로워 여러분의 아낌없는 클릭 요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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