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것

in #kr2 months ago

늙어서 변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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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대사에 극적인 사진들은 많다. 1987년 단일화 협상 깨지기 직전 고려대 교정에서 서로를 외면하는 YS와 DJ의 사진도 그렇고, 저 유명한 <아 대한민국>, 부산 문현동 시위에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웃통 벗은 청년의 질주도 인상적이다. 통진당 깨질 때 어느 골통 경기동부(로 추정되는) 여자가 당시 대표의 머리채를 잡아채는 순간도 참 여러 감회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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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사진이 이 사진이겠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40여년 뒤 대한민국을 쥐고 흔들게 되는 3명의 젊은 날이 한 프레임에 절묘하게 박혀 있을 줄이야. 개인적으로 이 사진을 보며 경악한 것은 그 드라마틱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젊은 그들에게서는 40년 뒤 그들의 얼굴에서 비치는 탐욕과 아집, 교활함과 오기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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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과 최는 그저 해맑고 구김이 없다. 심지어 이명박도 그리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패기 있고 눈빛이 깊어 뵌다. 젊음이란 이래서 좋은 것인가 싶었다. 또 외모가 늙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단순한 노화를 넘어서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외모에 담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날의 최순실과 5년 전 그 최순실이 동일인물인가 의심되기까지 하는 건 그녀의 노화 탓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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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선국면이고 대선 후보와 그 아내들의 옛날 사진들이 쩌돈다. 갠적으로 볼 때 별로 안바뀐 사람도 있고 응? 소리가 날만큼 변한 사람들도 있다. 역시나 어릴 때가 낫다 싶은 사람도 있고 지금이 차라리 낫네 싶은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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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사진을 보고도 여러 가지를 느꼈다. 참 많이 변했구나. 어릴 때는 좀 어벙해 보였는데 오히려 그 어벙함이 아쉽구나...... 누구의 사진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나처럼 심약한 사람들에게 요즘 세상은 너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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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가끔 사람들에게 꺼내 보이는 내 회사 출입증 사진을 본다. 사람들은 어쩌면 이렇게 변하지 않았냐고 웃는데..... 나는 왜 지난 세월 또한 그리도 변하지 않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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