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사월이 흐른다

in #kr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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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들이 당도한 사월입니다. 혁명처럼 붉은 꽃잎들로 무장하고 왔네요. 청주를 지키겠다고 무심천에 여장을 풀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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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엘리엇은 4월을 이렇게 표현했어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갸날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살려 주었다"
만물이 깨어나는 계절을 왜 잔인하다고 표현했을까요?
내 마음과 상관없이 당도해 버린 모든 현란함의 극치, 이율배반적인 아름다움 뭐 이런것 아닐까요.
튤립의 빨간군단 속에 선다면 난 녹아나 버릴것 같은 느낌이 다 들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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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차리고 그렇게 청주도심속을 점령한 튤립군단과 씨름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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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떠도는 하늘의 저 가벼운 구름,
해를 가리며 나하고 장난치는 듯한 광경과 온갖 똥폼을 다 재며 개다리 춤을 추는 몆그루의 소나무도 잔인한 그 무엇을 던집니다. 난 그 찰나적 순간이 아름답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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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농장으로 가는 길도 나를 맘속으로 수다떨게 합니다. 새순들과 하늘과 까닭모를 시림들이 있지만 파란 에너지들이 무진장 자라고 있음을 나는 본거지요. 내친구의 농장길에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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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건속을 다 드러낸 저 옥토의 빈마음에 많은 번민들로 빠지는 나는 분명농부에 아들이지요. 대지의 깊은 내음들이 나를 잔인하게 만드네요. 때론 대지만 보아도 영혼이 춤을 추던 그 농부의 시절이 떠올라 온겁니다.
오늘은 잔인한 사월의 세상과 이렇게 수다떨기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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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지만 아름다운 4월이죠 ^^

에너지가 넘치게 분출하는 시절입니다. 그래서 더 힘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