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호언장담

in #stimcity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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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는,

  • 1월 마법사 멀린(@mmerlin)의 <개새끼소년> 출간을 위한 텀블벅 펀딩을 시작했다.

  • 2월 펀딩에 실패했다. <도서출판 춘자> 사업자 등록을 했다.

  • 3월 <춘자넷>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정부와 VC가 지원/투자하는 각종 사업에 도전했다. 모두 떨어졌고, 비전은 명확해졌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돈 안 들이고 학원 다닌 것 같기도 하다. 사업계획서의 창업 아이템 소개란에는 다음과 같이 썼다.

제도(시스템)의 인정과 상관없이 누구나 작가가 되는 시대. 새로운 읽기 환경을 바탕으로 작품을 통해 작가와 독자가 만나며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창작물과 유저 활동에 적합한 보상(암호화폐)을 지급하는 콘텐츠 플랫폼 및 온오프 생태계 구축.

흠. 사실 내 머릿속에서는 <춘자넷>의 모습이 나름 명확한데 그들이 원하는 언어로 설명하는 일이 늘 어렵다.

먼저 멋지고 튼튼한 배를 만들고 함께할 사람들을 모두 찾아 태운 후에 깊고 넓은 바다 위에 띄우려고 한다. 돈이 엄청 많이 필요하다. 그 돈을 만드는 중이다.

  • 4월 피터(@peterchung)의 <배낭영성> 출간을 위한 기획에 돌입했다.

  • 5월 피터의 <배낭영성> 출간을 위한 텀블벅 펀딩을 시작했다.

  • 6월 펀딩의 성공이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출판 프로세스의 ABC를 준비했다.

  • 7월 펀딩에 성공했다.

  • 8월 피터의 <배낭영성>을 출간했다.

  • 9월 젠젠(@zenzen25)의 <어쩌다, 크루즈> 출간을 위한 기획에 돌입했다.

  • 10월 젠젠의 <어쩌다, 크루즈> 출간을 위한 텀블벅 펀딩을 시작했다.

  • 11월 펀딩에 성공했다.

  • 12월 젠젠의 <어쩌다, 크루즈>를 출간했다.

그 외에,

  • 이 모든 일을 멈추지 않기 위해 외주 일도 열심히 했다.

  • <매거진 춘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고, 매달 1일 구독자들과 공유했다.

  • 나의 핑크맨(@ohzy), 보부의 도움으로 <보부상 춘자> 첫 번째 보따리에 들어있던 물건을 모두 팔았다.

  • 숙제였던 인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터, 레벨업 했다고 자평한다. 이건 무엇보다 큰 성과인 것 같다.

아쉽게도,

  • 코로나 바이러스로 생각해두었던 <춘자로드> 프로젝트는 구체화해보기도 전에 강제로 연기되고 말았다. 2021년에는 떠날 수 있으려나?

  • <매거진춘자> 코로나호 이후 다음 호를 발행하지 못했다. 한국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라고 하면 핑계다. 1월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2021에는,

  • 도서출판 춘자의 책들을 본격적으로 알리려고 한다. 우선 네이버 포스트와 인스타 계정을 만들었다. 네이버 책문화판에 처음으로 발행한 포스트의 메인 노출을 신청했었는데 며칠 뒤 메인에 노출되었다. 신기하고 기뻤다.

  • 2021년에 출간될 도서출판 춘자의 세 번째 책이 나의 책이 될지 마법사 멀린의 <개새끼소년>이 될지 아직 모르겠다. 마법사님 말로는 마법사님과 젠젠의 신년 운세가 엄청 좋다고 한다. 아무튼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게으름 피우지 않으려고 한다.

  • 젠젠은 새 연재를 기획했다. 술 이야기를 더 본격적으로 쓸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글을 쏟아내다가 갑자기 멈추고는 한참 깜깜무소식일 때가 있는데 그녀가 힘을 잃지 않고 매일 쓸 수 있도록 나는 손에 채찍을 들었다.

  • 그런 김에 <배낭영성> 이후, 진짜로 깜깜무소식인 피터님을 불러본다.

  • 몇 년 전 보얀(@levoyant)님이 스팀잇에 연재했던 <퀀텀소설> 시리즈를 책으로 만들고 싶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기쁘게도 그녀가 제안을 수락해 주었다. 선물처럼 도착할 그녀의 초고를 기다리고 있다. 소중한 시간이다.

  • 고물(@fgomul)님의 프로젝트 본질대화클럽에 조인하고 어느덧 한 달 넘게 그녀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본질대화. 스터디도 아니고, 동호회 활동도 아니고, 인터뷰나 상담은 더더욱 아니다. 모여서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거나 글을 짓고 함께 읽는 일도 아니다. 어떤 목적 없이, 온전히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대화를,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몇 시간이고 나누는 것이다. 그것도 정기적으로. 이건 무척 용감한 일이다. 어떤 이는 그것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녀와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여전히 설명은 어렵다. 그녀가 어떤 의심에도, 공격에도, 혹은 업신여김에도 낙담하지 않고, 굴하지 않고, 아랑곳하지 않고, 그 용감한 일을 계속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녀가 겁 없이 더 막 나가기를 바란다. 그런 바람으로 매시간 그녀와 사랑이 담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본질대화클럽 1호 멤버인 나의 역할이 될 것이다. 그녀는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2021년 도서출판 춘자에서 <본질대화클럽>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요즘 글을 쓸 때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내가 뱉은 말과 글이 나를 배신하고 상처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데도 나는 호언장담을 좋아한다. 의심 없이, 망설임 없이, 힘차게 외치는 호언장담. 사람들은 융통성이나 관용 같은 것을 현대사회에 쓸모 있는 가치로 꼽던데 사실 나는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다. 좀 더 어렸을 때는 내가 꽤 유연하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여겼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생각이 바뀌었다. 꽉 막히고 단정적인 데다가 고집까지 센 성격을 하나둘 인정하고 있다. 융통성이나 관용을 선택적으로 발휘하며 멋진 체를 할 바에는 꽉 막힌 구석이 있어도 초지일관인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또는 융통성이나 관용의 근거가 사실은 전적으로 호불호에 달려있다는 것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그 멋진 척을 그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옳기 때문이 아니라 좋기 때문에 선택할 뿐이라고. 모든 입장이 호불호 위에 서 있다.

꽉 막히고 고집이 세며 호불호가 무척 강한 인간의 호언장담이니 여러분도 내심 기대하며 들어주길 바란다.

2021년에도 오로지 좋아서 하는 우리의 모든 선택이 우리가 올라탄 배를 스팀시티라는 멋진 세계로 이끌 것이다. 어찌나 찬란한지 나는 벌써부터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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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언장담 라라님;ㅁ; 왜 저는 당신의 꽉막힘이 좋을까요ㅋㅋㅋㅋ

“오로지 좋아서 하는 선택들”이 앞으로 얼마나 눈부실까요!

보얀님 제 손에 열쇠고리를 쥐여 주어서 고마워요. 보얀님은 제가 오로지 좋아서 한 선택 그 자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