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육아일기 #86] 자연으로...

in #zzanlast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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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참 빨리 자란다. 잠시 떨어져있다가 다시 만나면 눈에 띄게 성장해있다. 가끔은 너무 빨리 자라는 아이들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조금 느리게, 천천히 자라도 되는데 뭐가 그렇게 급한 건지...... 매번 '빨리 빨리'를 입에 붙이고 살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빠르게 자라는 건 사람이든 곤충이든 마찬가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mm정도의 작은 알에 불과했던 생명들이 벌써 아이들 손만큼이나 자랐으니 말이다. 엄청나게 자라있는 애벌레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애벌레 사육통을 들고 집 앞 잔디밭으로 향했다.

시원한 그늘이 지는 나무아래에 쪼그려 앉아 장난감 삽으로 열심히 땅을 팠다. 그동안 아이들은 애벌레를 꺼내 들었다. 첫째는 워낙 곤충을 좋아해서 꺼리낌 없이 만지는데 둘째는 자신 손만한 애벌레가 조금 무서웠나보다. 자세히 보면 이빨도 뾰족한 것이 물기라도 하면 꽤나 아플 듯 보였다. 그러나 그런 주저함도 오래가지 않았다. 애벌레가 자신의 손위에 똥을 쌌다며 호들갑을 떠는 형을 보더니 호기심을 가졌고 손바닥 위에 조심스레 올려주자 신기한 듯 살펴본다. 시원하고 부드럽고 말캉한 느낌이 아마 젤리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자연으로 돌려보낸 아이들은 총 4마리. 1령 두 마리와 2령 두 마리였다. 3령은 사슴벌레 성충으로 우화시키고 싶다는 첫째의 요청으로 다시 집에 데려왔다. 그런데 애벌레를 자연으로 돌려보내주는 과정이 원활하지만은 않았다. 몇 달 동안 돌봐주던(사실 그렇게 신경쓸 일도 없었다. 흙속에서 알아서 잘 자라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정이 든 애벌레들을 쉽사리 보내주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나 역시도 성충으로 다 우화시키고 싶은 욕심이 컸다. 성충일때 보내주면 안심이라도 되는데 조그맣고 연약한 애벌레들을 보내주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을때 자연스럽다. 곤충들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자연스럽다. 아쉬운 이별이긴 하지만, 이제는 좁은 사육통이 아닌 무한한 자연에서 마음껏 자유를 느끼길 바란다. 언젠가 아이들이 좁은 내 품을 떠나 더 큰 세상에서 마음껏 자유를 느낄수 있도록, 사전 연습하는 것으로 생각하자. (벌써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서글프네 ㅠㅠ)

오늘도 세상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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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쥐형과 아이들의 이쁜 마음을 받아 자연에서도 꼭 성충이 되어서 제 짝 찾아 잘 살아가길^^

와ㅎㅎ 나보다 용감하네ㅎㅎㅎ 난 절대 못 만질듯!! ㅎㅎㅎ
나 바퀴벌레도 책 같은 걸 던져서 잡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
아...갑자기 자괴감 밀려온당 ㅎㅎㅎ

사육통에서 키워서 그런가요?
무서워하지 않고 잘 만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와~~~저희 애들은 배추 애벌레 보고도 소리지르고 난린데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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